소버린 AI의 등장 배경과 이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에 대해 소개합니다. #113 위클리 딥 다이브 | 2025년 10월 15일 에디터 병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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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주 뉴스레터에는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 최근 소버린 AI가 수면 위로 떠오른 배경에 대해 소개합니다.
- 한국의 소버린 AI를 둘러싼 찬성 및 반대 의견을 알아봅니다.
- 한국의 국가대표 AI 선발전에 대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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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버린 AI, 기술 주권을 향한 새로운 전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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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일일 에디터로 참여하게 된 병준입니다.
평소에 AI 연구와 기술 정책의 교차점에 관심이 많아 이번 뉴스레터를 통해 소버린 AI(Sovereign AI)에 대해 다뤄보고자 투고하게 됐습니다. 다소 낯선 개념일 수 있는 소버린 AI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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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서비스의 국적을 생각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우리는 평소에 ChatGPT, Cluade 등의 서비스를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용하지만 해당 서비스의 국적을 생각해 본 적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한국인이 AI 챗봇에 한국과 관련된 질문을 하면 미국 기업의 모델이 답변합니다. 그렇다면 이 인공지능 서비스는 누구의 통제 아래 있는 걸까요?
이러한 질문은 결국 인공지능 모델이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고 통제되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로 이어집니다. 바로 소버린 AI라는 개념입니다. 소버린 AI는 특정 국가나 조직이 AI 기술, 데이터,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개발·통제·운영하는 전략을 말합니다. 이 키워드는 더이상 업계 관련자들만의 주제가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얼마 전 대선 국면에서 주요 후보들이 앞다투어 이 개념을 언급하면서 국가 전략과 정책의 중심 의제로 급부상했습니다. 앞으로 AI와 관련하여 한국이 어떤 길을 선택할지 가늠하게 하는 화두가 된 것입니다.
최근 중국과 미국은 가장 치열한 AI 패권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DeepSeek-R1의 등장이 이 패권 다툼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는데요. DeepSeek은 이 시기에 DeepSeek-R1의 기반이 되는 DeepSeek-V3 모델을 6백만 달러의 저비용으로 학습시켰다고 주장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수치의 진위 여부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해당 금액은 과하게 축소된 감이 있으며, 실제 R&D와 인프라 투자 규모는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럼에도 DeepSeek-R1 모델의 등장은 AI 패권 전쟁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개별 국가의 AI 기술 자립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 것인데, 이 기술 자립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어떤 AI 모델을 구축한다고 했을 때, 이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모델이나 파라미터, 데이터, 하드웨어, 운영 환경 등이 있습니다. 한 국가가 소버린 AI를 구축한다는 것은 모델, 데이터뿐만 아니라 인프라, 규제 거버넌스까지 모두 해당 모델에 한해서 국가 주도의 관리를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소버린 AI를 구축하는 것이 국가 차원에서 어떤 장단점이 있고, 이를 찬성 또는 반대하는 이유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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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우리만의 AI’를 만들어야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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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기술 패권 전쟁이 시작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미국은 OpenAI, Google, Anthropic 등의 민간 빅테크 기업 주도로 모델을 발전시키고 있고, 중국 역시 Baidu, Alibaba, Tencent, DeepSeek 를 필두로 한 기업들의 모델이 국가 중심의 생태계에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기술 패권 경쟁이 시작된 것만으로 소버린 AI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합니다.
소버린 AI 구축을 주장했던 대표적인 인물로는 NAVER AI Lab 소장을 역임한 하정우 수석이 있습니다. 하정우 수석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서비스를 구축하는 전 과정 중 국가가 얼마만큼 스스로의 역량으로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는 우리가 스스로 인공지능 서비스에 대한 통제권을 잃는 상황이 되었을 때 치명적인 문제를 발생시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 통제권이 없는 인공지능을 금융, 국방, 행정 등의 전 분야에 이용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운영 주체가 어느 순간 가격을 확 올리거나, “지금부터는 국방 분야에서 이용을 금지한다”고 하면 그 자체로 큰 리스크가 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하정우 수석은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이 글로벌 기업의 모델 성능에 뒤떨어질 것이 뻔하다는 지적에는, 서비스의 관점에서는 모델의 성능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답합니다. 한국의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의 성능이 뒤떨어지더라도, 한국어 쿼리를 전처리하는 과정이나 만들어진 답변을 후처리하는 등 서비스 배포 과정을 고도화한다면 부족한 성능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서비스 이용의 만족도를 유지하며 기술 종속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ChatGPT와 같이 글로벌 시장에서 범용적으로 이용되는 서비스를 이용할 때, 국내 정보가 필요한 경우에는 답변 품질이 높지 않습니다. 현재 ChatGPT에 주엽역에서 신촌으로 가는 길을 물었을 때, 공덕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하라는 잘못된 정보를 생성합니다. 만약 데이터베이스 접근을 통해 경로를 교정하는 후처리 단계를 거친다면 모델의 성능 한계를 보완하며 안정적인 서비스 품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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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에 주엽역에서 신촌 가는 방법을 물었을 때. 공덕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하는 건 불가능하다.
ⓒ deep dai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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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상과 현실 사이엔 언제나 간극이 있습니다. 소버린 AI 구축에 반대하는 입장은 무용론보다는 현실론에 가까운 입장이 많았습니다.
정규돈 카카오 CTO는 자사 기술 블로그에 처음부터 개발하는 경쟁에 매몰될 필요 없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습니다. 정 CTO는 현재 진행되는 글로벌 인공지능 전쟁은 ‘골리앗들의 전쟁’이라고 정의하며 이미 LLM 자체를 처음부터 개발하는 모델 경쟁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 2월 OpenAI와 전략적 제휴 체결을 발표하였습니다. 채팅 탭에서 바로 ChatGPT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카카오의 입장과 뚜렷한 기술 개발 방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배경훈 과기부장관은 과거 LG AI연구원장 시절, 소버린 AI보다 보편적인 AI가 더 중요하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했습니다. 아무리 소버린 AI에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학습시키더라도 대부분의 AI 모델이 이를 부정한다면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소버린 AI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기보단 한국만의 차별점이 추가된,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보편적인 AI를 개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두 입장 모두 소버린 AI를 구축해야 한다는 ‘당위론’ 보다는 ‘현실론’에 힘을 싣는 입장이었습니다. 국가 차원의 AI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이 과연 엄청난 규모의 돈을 들여 당장 소버린 AI를 구축함으로써 확보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현실적인 시각인 것이죠. 또한 한국의 AI 개발 역량은 아직 글로벌 시장을 만족시킨다고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인데, 이러한 상황에서 독자적인 범용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기 위한 시도가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것입니다. 차라리 안보나 제조, 교육 분야와 같이 특정 분야에 특화된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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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AI를 뽑는다 - 한국의 소버린 AI 토너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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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AI 3대 강국’을 목표로 삼고 소버린 AI 구축을 위한 발걸음을 뗐습니다. 과기정통부에서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을 위한 공모전을 열어 지난 8월 5개의 팀을 선정하였습니다. 선정된 팀은 바로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T, NC AI, LG AI 연구원인데요, 각 팀은 최종적으로 2팀이 남을 때까지 6개월에 한 번씩 심사를 받고 한 팀씩 탈락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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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기존에 오픈소스로 모델을 공개하지 않았던 대기업들까지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는데요, SKT와 카카오는 지난 5월 허깅페이스를 통해 각각 ‘A.X 3.1’과 ‘카나나-1.5’ 등의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KT 역시 7월 초 ‘믿:음’의 새로운 버전을, NC AI는 ‘바르코 비전 2.0’을 오픈소스로 공개했습니다. 이는 최종 선정에 있어 ‘생태계 기여도’ 라는 항목의 배점이 30점이나 차지하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단순히 좋은 모델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기에 개방성이 산업 경쟁력의 일부가 된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학계 및 다수의 연구기관과의 전략적인 협업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생태계 전체의 역량 조율과 산업의 구조 변화가 빠르게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승자가 정해지겠지만 각 기업의 경쟁이 끝난 뒤에도 남는 것은 그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 협력 구조일 것입니다. 2027년 최종적으로 선발될 두 팀의 결과보다 경쟁 과정에서 어떤 AI 생태계가 만들어졌는지 주목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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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 기반 솔루션 회사에서 AI 리서처로 일하고 있는 허준혁을 만났습니다. 그는 현재 인공지능 대학원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지만,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그중에서도 유난히 가파릅니다. 이토록 변화가 거센 시대에 한 번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이러한 와중에서도 스스로를 깨닫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모든 이들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찾는 모험의 여정에 올라탄 그의 이야기를 대신 전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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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da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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